최근 동창회가 있어서 어린 시절에 살았던 집 근처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산업 단지가 들어서면서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추억이 떠오르는 건물도 있었지만 새로 보는 것들이 더 많았고 시골 풍경이 도시처럼 변해있어서 어색하고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隔 : 사이 뜰 격
世 : 세상 세
之 : 어조사 지
感 : 느낄 감
격세지감은 많은 변화로 다른 세상처럼 느껴지는 감정을 뜻하는 단어로 마치 긴 세월이 흐른 것 같은 착각이 들 때 자주 사용한다.
1. 유래
의외로 한국에서 유래가 된 고사성어로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이르는 여말선초의 성리학자 길재(吉再)의 시조에서 처음 등장한다.
고려의 충신 길재는 고려가 멸망한 후 수도인 송도로 돌아왔는데 산천(山川)의 모습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뛰어난 인재는 없다고 한탄했다.
과거 번성했던 고려의 모습이 꿈만 같고 태평성대를 누리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세상이 예전과 다르게 크게 변했다고 느끼게 된다.
길재는 고려가 망한 이후에도 조선에 협력하지 않은 사대부로 그의 초상화를 보면 항상 귀 한쪽만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조선에 출사하지 않는 이유였다고 하는데 이방원이 그를 괘씸하게 여겨 목 대신에 귀를 베어갔다는 일화도 존재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보이는 모습이 크게 변했을 경우 격세지감을 쓰지만 출전을 보면 주변은 그대로지만 느끼는 감정이 변한 것을 말한다.
2. 꼰대
격세지감은 나이를 떠나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지만 중년을 넘긴 사람들이 많이 느끼고 사용하는 단어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논이었던 곳들이 이제는 빌딩이 들어와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마치 다른 세상에 온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수원역의 경우 지금은 큰 백화점이 들어와 있지만 과거에는 작은 역사에 주변을 둘러보면 나물을 팔던 할머니들을 볼 수 있었다.
비단 수원역뿐만 아니라 재개발이 들어간 지역은 과거의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마치 세상을 건너 뛴듯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어린 친구들은 격세지감을 느끼면서 말하는 사람을 보면서 꼰대라고 하는데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누구나 이런 기분이 든다.
그 이유는 젊음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지나간 시간, 변화한 것들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3. 예문
- 아빠가 된 친구를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니 격세지감이다.
- 고향에 내려오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 노인분들에게 현대 시대는 격세지감이다.
- 과거 첫사랑을 만나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 격세지감 한국 음악이 세계적 인기를 끈다.
- 과거 주식을 보면 격세지감 소리가 나온다.
- 요즘 어린 친구를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과거 친구들과 누가 먼저 결혼을 할까 생각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이미 결혼을 하고 애도 낳아서 중학교에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의 변화를 느끼기 때문에 중년의 시간은 화살처럼 더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